메타 퍼블릭
Deconstruct & Rebuild Thought. Experience an intellectual META-leap that transcends your life through public intelligence.

생존의 가격표: 키트루다 약값은 적절한가

머크의 키트루다는 2025년 31.7조 원을 벌었지만, 전 세계 암 환자들은 크라우드펀딩으로 약값을 구한다.
키트루다 약값 - 맥도날드 매출보다 큰 항암제의 가격은 정당한가 | 제약 정의

생존의 가격표: 키트루다 약값은 적절한가

금보다 비싼 약 한 병

과테말라의 종양 전문의 훌리오 라미레스는 불가능한 셈법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의 환자 수십 명이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투여 대상은 딱 두 명이었습니다. “제게 남은 건 신의 역할을 하는 것뿐입니다.” 라미레스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전한 말입니다. 먼저 도착한 환자 한 명이 주사를 맞았고, 나머지는 빈손으로 돌아갔습니다.

과테말라에서 키트루다 200밀리그램 1회 투여 비용은 약 1,100만 원입니다. 이 지역 가구의 평균 월 소득은 약 94만 원에 불과합니다. 미국에서는 같은 용량의 정가가 약 1,200만 원이고, 연간 치료비는 3억 원을 넘깁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00밀리그램 한 병이 약 114만 원입니다. 약의 화학적 성분은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가격만 다릅니다.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입니다. 2025년 한 해 매출은 31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2조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머크 전체 매출의 거의 절반이며, 미국 프로 미식축구 리그(NFL) 전체 수입보다 많은 액수입니다. 2014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은 약 241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키트루다가 효과가 있느냐는 더 이상 질문이 아닙니다. 때로 기적적인 효과를 보입니다. 진짜 질문은 이 약의 가격이 환자를 위한 가치를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주주를 위한 가치를 반영하는 것인지에 있습니다.

 

연구개발비라는 이름의 신화

머크의 요한나 헤르만(Johanna Herrmann) 수석 부사장은 키트루다의 가격이 “환자와 의료 시스템에 대한 가치를 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롭 데이비스(Robert Davis, 1966– ) CEO 겸 회장은 2021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환자 본인 부담금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025년 12월 백악관에서 열린 약값 인하 선언 자리에서 데이비스가 가격 인하를 약속한 것은 당뇨약과 심혈관 약뿐이었습니다. 키트루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고가 약값을 정당화하는 논리의 핵심에는 연구개발(R&D) 비용이 있습니다. 데이비스는 미국 의회에서 머크가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키트루다 연구개발에 46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비영리 단체 퍼블릭 아이(Public Eye)의 독립 분석 결과는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키트루다의 실제 R&D 비용은 약 19억 달러, 글로벌 매출의 1%에 불과합니다. 실패한 임상시험 비용까지 포함해도 48억 달러, 매출의 3% 수준입니다. 나머지 97%는 어디로 갔을까요. 750억 달러가 주주 배당금으로, 430억 달러가 자사주 매입에 투입되었고, 이익은 저세율 관할지역을 통해 절세 구조로 운용되었습니다.

이 숫자들은 “높은 약값은 혁신을 위한 불가피한 대가”라는 서사를 해체합니다. 드러나는 것은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가격 책정이 아니라, 절박함으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추출하도록 설계된 메커니즘입니다.

 

2042년까지 이어지는 특허의 성벽

키트루다의 원래 특허는 2028년에 만료됩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이때부터 저렴한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머크는 의약품 접근성 비영리 단체 I-MAK이 “다각적 특허 남용 계획”이라 부르는 전략을 구사해 왔습니다. 2026년 4월 발표된 ICIJ의 ‘항암비용의 진실(Cancer Calculus)’ 탐사보도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머크와 관련 기업이 53개국에 출원한 키트루다 관련 특허는 최소 1,212건에 달합니다. 미국에서만 194건, 일본 123건, 한국과 캐나다에서 각각 74건입니다. 이 중 이미 승인된 211건의 특허는 최소 2042년까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심사 중인 337건이 추가로 승인되면 독점 기간은 더 연장됩니다. 이 모든 특허 출원의 84%는 키트루다가 2014년 승인된 이후에 이루어졌습니다.

업계에서 “에버그리닝”이라 불리는 이 전략은 투여량, 제형, 병용 요법 등에 사소한 변경을 가해 후속 특허를 출원함으로써 독점권의 시계를 되돌리는 방식입니다. 머크는 여기에 더해 “제품 전환(product hop)” 전략도 추진 중입니다. 기존 정맥주사 대신 피하주사 제형인 ‘키트루다 큐렉스’를 출시하여, 복제약 경쟁이 시작되기 전에 환자들을 새 제형으로 이동시키려는 것입니다. I-MAK 설립자 타히르 아민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각각의 특허 출원은 경쟁사에게 “잠재적 지뢰밭”이 됩니다. 특허를 하나하나 뚫고 나오려면 막대한 소송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대부분의 복제약 기업은 시장 진입 자체를 포기합니다.

아르헨티나의 사례가 이 구조의 본질을 폭로합니다. 머크가 유효한 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이 나라에서, 현지 제약사 엘레아가 2025년 1월 저가 복제약 ‘펨브록스’를 출시하자, 머크는 출시 전날 키트루다 가격을 50% 인하했습니다. 수년간의 옹호 활동이 이루지 못한 것을 경쟁이 하룻밤 만에 달성한 셈입니다. 수천 명의 환자가 추가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머크의 특허 장벽이 건재한 다른 모든 시장에서 약값이 과연 적정한지, 불편한 추론이 따라옵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용량의 문제

이 추출 구조에는 또 다른 층위가 있습니다. 머크는 체중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환자에게 3주마다 200밀리그램을 고정 투여하도록 권장합니다. 이스라엘의 종양학자 다니엘 골드스타인(Daniel Goldstein, 1963– ) 텔아비브 의대 교수는 2017년 연구에서 이 고정 용량 방식이 미국 의료 시스템에서만 매년 8억 2,500만 달러, 약 1조 1,000억 원의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암 환자만 체중 기반 투여로 전환해도 향후 15년간 전 세계적으로 50억 달러, 약 6조 7,00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합니다.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의 임상시험에서는 저용량 투여로도 특정 암종에서 비슷한 치료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네덜란드, 캐나다, 이스라엘은 이미 체중 기반 투여 프로토콜로 전환을 시작했습니다. 캐나다의 종양학자 비샬 갸왈리는 명쾌하게 단언합니다. “고정 용량을 유지할 과학적, 의학적, 생물학적 이유는 없습니다. 순전히 상업적 동기입니다.” 불필요한 1밀리그램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환자에게 곱해질 때, 그 누적 과잉 지출의 수혜자는 결코 환자가 아닙니다.

 

누가 살고, 누가 죽고, 누가 결정하는가

이 가격 구조의 인적 비용은 부와 지리에 따라 잔인할 정도로 정확하게 분배됩니다. 인도 뭄바이 나이르 병원에서 종양 전문의 아몰 아카데는 진료실 밖에 대기하는 100명의 환자를 보며, 약 70명이 키트루다로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하지만 그 중 거의 누구에게도 이 약을 언급할 수 없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들입니다. 다음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에요.” 인도에서 키트루다 한 달 치료비는 12개월치 임금을 넘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덜 극적이지만 결코 덜 시사적이지 않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이 현재 13개 암종 18개 치료 요법에 키트루다 급여를 적용하고 있으며, 암 환자 산정특례 제도 덕분에 환자 본인 부담은 약값의 5%, 연간 약 365만 원 수준입니다. 나머지는 건강보험 재정이 감당합니다. 2025년 기준 병원이 건보 공단에 청구한 키트루다 약값은 4,000억 원을 넘어 전체 암 질환 약품비의 약 10%를 차지했습니다. 2026년 1월 급여 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정부는 연간 2,384억 원의 추가 청구액을 예상하고 있지만, 키트루다 100밀리그램 한 병의 가격 인하폭은 고작 3,000원에 그쳤습니다. 210만 원짜리 약에서 3,000원이라는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브라질에서는 수천 명의 환자가 키트루다 접근을 위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영국에서는 국민건강보험(NHS)이 특정 폐암 치료에서 적정 가격의 최대 5배를 키트루다에 지불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CIJ는 51개국에서 632명의 환자가 고펀드미 등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키트루다 치료비를 모금하는 사례를 확인했습니다. 터키 의사협회의 나스르 네산르는 이 모든 사례 위에 드리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의학적 혁신은 인류 공동의 성과로 여겨져야 하는가, 아니면 글로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특허 보호 하의 상업적 자산으로 남아야 하는가?”

 

분노를 넘어: 정의로운 약값은 가능한가

현재의 약값이 불가피하다는 신화를 해체하는 데서 길이 시작됩니다. 아르헨티나는 경쟁이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인도와 이스라엘은 저용량 투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2026년부터 키트루다를 정부 약가 협상 대상에 포함시키며, 새 가격은 2028년 발효될 예정입니다—물론 머크는 피하주사 제형과 특허 연장으로 이 시한을 무력화하려 질주하고 있지만.

그러나 규제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키트루다의 기초 과학은 수십 년에 걸친 세금 기반의 면역학 연구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현재의 글로벌 제약 시스템은 공적으로 자금을 지원받은 연구를 사유화하면서, 실패의 비용은 사회화하고,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을 환자와 공공 의료 시스템에 전가하는 것을 허용합니다. 정의로운 제약 질서를 위해서는 R&D 비용의 실질적 투명성, 시장 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국가를 위한 필수 의약품의 의무 허가, 머크가 완성한 특허 적층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 공조, 그리고 상업적 이해가 아닌 임상 근거에 기반한 체중 기반 투여 프로토콜이 필요합니다.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약이 오직 부유한 자만 투여받을 수 있는 약이어서는 안 됩니다. 한 병의 키트루다가 환자에게 닿을 때마다, 그것은 암에 맞선 작은 승리입니다. 그러나 가격에 의해 차단된 한 병의 키트루다는 문명의 조용한 패배입니다. 무행동의 대가는 수조 원으로 측정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환자를 살릴 수도 있는 약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못하는 의사들의 침묵으로, 그 이름을 말하는 것이 고통에 잔인함을 더하는 일이 될 뿐이라는 것을 배운 진료실의 적막으로 측정됩니다.

댓글 쓰기